- 전남 구례 여행 2박 3일
- 숙소 : 구례 나날
- 인원 : 성인 4명, 아기 1명 (20개월)
- 시기 : 2024년 3월 말
아기랑 여행을 다니기란 쉽지 않다. 숙소, 가볼 만한 곳, 맛집 선정에 관점이 달라진다. 아기랑 외박을 한다? 아기 짐만 해도 먹는 것, 자는 것, 씻는 것에 관련한 아이템이 한가득이라 숙소에 구비된 정도에 따라 짐을 덜 수 있어 체크는 필수다. 그런 점에서 나의 감성과 두 돌 아기의 편의성을 적절하게 챙길 수 있었던 구례 나날에서의 2박 3일은 매우 만족스러웠다.
좋았던 것, 참고할 것 중심으로 정리했다.
구례 나날
전남 구례군 토지면 곡재전길 20
접근성이 좋다
오미리 마을로 진입
주차 2대
구례 나날 숙소의 접근성은 좋았다.
너무 외지거나 깊숙한 곳도 아니었고, 근처 가볼만한 곳과의 거리도 괜찮았다. 아기 낮잠 타이밍도 맞춰야 하고 부모님 체력도 생각해야 하는데 숙소 접근이 용이하면 휴식도 챙길 수 있어 여행의 질이 훨씬 좋아진다.
'곡전재길 20' 을 네비에 찍고 오다가 오미리 마을로 진입하면 된다. 주차는 숙소 앞 2대 가능한데 바로 앞이 마을 공터라 차 돌리기 편하다.
마트는 구례 번화가에 하나로 마트가 두개 있다고 나오는데 나는 축협 본점을 찍고 갔다. 꽤 규모가 있고 평일인데도 장 보는 사람들이 많았다.
상하목장 유기농우유 125ml도 있었다. 4박5일치 우유 가방을 집에 두고 온 걸 구례 와서 알았다. 원래 먹던 우유가 마트에 있어서 어찌나 다행인지.
아기가 숙소에서 심심할까 봐 스티커 북 좀 사주려고 구례 다이소가 바로 옆에 있어서 갔는데 규모가 작고 심지어 확장이전으로 문을 닫았다. 문방구 크기였는데 지척으로 옮기는 곳은 보다 크다고 한다.
구례 아기랑 가볼만한 곳으로 섬진강 어류생태관, 지리산 치즈랜드, 섬진강 대나무숲길을 갔는데 숙소에서 다니기 수월했다. 남원, 하동, 남해를 가는 데에도 동선이 좋았다. 화엄사나 윤스테이에 나온 쌍산재도 가깝다.
나의 감성, 아기의 인생샷 모두를 챙길 수 있는 하이브리드 숙소
아기랑 여행을 하다보면 키즈 풀빌라가 최고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이번 전남 여행 숙소는 그 와중에 챙겨 본 어른들의 감성 한 스푼이다. 조적욕조, 노천탕, 빈티지 스타일의 빈백, 나무 평상도 나를 위한 선택이었는데 의외로 구례 나날은 아기랑 숙박 하기에도 좋았다. 무려 아기 인생샷을 건질 수 있다.
부모님도 좋아하신 개방감과 프라이빗의 조화
개방감이 매우 좋다 - 뛰어놀아도 쾌적
바닥이 딱딱해서 주의 필요, 미끄럽진 않다
우선 단층 구조에 문턱이 없고 트여있어서 아기가 뛰어놀기 좋았다. 실제로 덕이는 빠방 러버인데 집에서 가져온 자동차를 바닥에 굴리며 다니느라 땀을 흘렸다.
단, 바닥이 매우 딱딱해서 돌 전 후 걸음마기 아기는 주의해야 한다. 사진으로 돌 처럼 보이는데, 돌 같다. 미끄럽진 않아서 14개월에 걷기 시작하고 요새 조금 뛰는 20개월 덕이에겐 괜찮았지만 아장아장 연습 중인 아기들에겐 넘어지면 위험할 수 있다.
부모님은 8인용 테이블과 탁트인 거실, 높은 층고에 반해 노후를 그려보시는 것 같았다. 창문이 사방에 있는데 주위 간섭이 없고 조경으로 잘 막아져 있어서 굉장히 프라이빗했다. 아기뿐만 아니라 부모님과 여행을 와도 충분히 독립적인 휴식공간이 될 것 같다.
침구 1세트 추가하면 바닥에서 아기 재우기 딱 좋다
온습도 적당해서 숙면 가능
침구는 사진에 보이는 방 1, 방 2의 침대 침구가 전부다. 성인 4명에 아기 1명이라 침구 1세트를 추가했다.
방 1은 크긴 한데 거실 복도와 이어져 문이 없는 방이었고, 방 2가 미닫이 문이 있어 아기 숙면에 더 나을 것 같아 침대 옆 바닥에 침구를 깔아서 재웠다. 추가한 싱글 침구가 딱 맞았다.
굴러도 아프지 않을 범퍼침대 완성!
일상을 대접하는 공간, 구례 나날
온수 잘 나옴, 동시에 씻어도 잘 나옴
아기샴푸 있음
수건 넉넉함
바디워시/샴푸/트리트먼트/핸드워시, 드라이기 두 개(성능 좋음)
정말 마음에 들었던 목욕탕이다. 그런데 감성과 위로가 곁들인.
우울은 수용성이라고들 하는데, 여행의 녹도 비슷한 것 같다. 물에 씻겨 내려간다.
노천탕이 마당에 있었지만 아기와 이용하기엔 여행 기간동안 날씨가 궂었다. 대신 이 방 1에 딸린 목욕탕이 역할을 톡톡히 해주었는데, 조적욕조가 크고 온수도 잘 나와서 아기랑 하루의 마무리를 이곳에서 보냈다.
물은 콸콸 나오는게 아니라서 받는 동안 식는다. 3월 말 기준 온수의 경우 욕조 안 계단쯤 까지 차오르면 적당히 따뜻한 정도가 된다. 뜨거운 탕목욕으로 몸을 지질 정도는 안 되지만 충분히 괜찮다. 욕조에 누우면 보이는 게 예쁜 조명과 사방 창문 너머의 하늘뿐이라 마음 편히 물놀이를 즐길 수 있었다. 따뜻한 물에서 아기랑 놀다가 먼저 내보내고 혼자 욕조에 누웠는데 몸이 욕조에 참방참방 잠기고 공간이 고요해서 그간의 노고까지 풀리는 기분이었다. 시원한 윗공기가 머리를 식혀주고 따뜻한 물이 몸을 데워주는 것을 여유롭게 느끼는 그 시간이, 매일 무언가를 느낄 틈도 없이 아기 목욕시키고 후딱 샤워하고 살아내던 나에게 일상도 근사할 수 있다고 대접하는 기분이었다. 구례 나날은 그런 곳인 것 같다.
바비큐 가능(추가금), 취사 가능
유아 식기 있음(그릇, 수저, 포크 3벌 정도) *아기의자 없음
보드게임 있음
블루투스 스피커 있음
TV는 없고 스탠바이미 있음
식기류도 기본적으로 구비돼있다. 행주, 수세미, 주방세제도 있다. 아기의자는 없는데 다과상이 있어서 앉아서 먹이기 좋다. 블루투스 스피커로 덕이 노래도 틀어주고 나도 새로 나온 데이식스 노래를 들었다.
나의 엄마아빠는 티비 보는 걸 좋아하시는데 여긴 스탠바이미밖에 없어서 조작하는 걸 힘들어하셨다. 트로트 뭐 보셔야 한다고.. 덕질은 여행 중에도 계속된다.
소품도, 놀이템도 세심하게 구비돼있다. 차고 넘치지 않을 여유로운 그 선에서 머무르기 좋은 곳이란 생각을 했다.
마을 산책이 곧 여행
뜻밖에 좋았던 점은 20개월 아기도 즐겁게 걸을 수 있는 마을 산책길이 훌륭하다는 것이다. 덕이 외할머니 외할아버지도 아침마다 산책하고, 덕이도 맑은 공기 마시며 마을을 놀이터인 양 누볐다. 주위 환경도 멋진 숙소, 구례 나날이다.
참고로 아기랑 여행을 다녀보니 그 여행의 흥망성쇠는 아기의 기분에 따라 나의 만족 레벨이 달라진다는 걸 알았다. 고로, 아기랑 함께해서 뭔갈 추천했다면 나보다 그가 만족스럽게 즐겼다는 점을 미리 알린다. 내돈그만.. 내가 돈 내고 그가 만족한 것이라고나 할까. 지극히 나 밖에 모르는 나도 내가 이렇게 될 줄 몰랐다.
구례는 처음 방문하고 급하게 계획했던 여행지였는데 아기랑 놀고 쉬고, 새로운 것을 보고 느끼기에 충분히 멋진 지역이었다. 수원에서 남원-구례-남해까지 먼 길이었지만 그 중 구례 나날은 구례에 대한 기억까지 보정해 줄 정도로 만족스러운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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